[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2.11포인트(-1.60%) 내린 2591.34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2020.11.30. dahora83@newsis.com |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1.73포인트(0.91%) 떨어진 2만9638.6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도 16.72포인트(0.46%) 하락한 3621.63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7.11포인트(0.06%) 내린 1만2198.74로 마감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1월 한달 전체로 놓고보면 다우지수는 11.9% 뛰며 월간 기준으로 1987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0.8%, 11.8% 오르며 지난 4월 이후 최대폭이다.
미·중 무역 분쟁 악화 가능성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중국군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것으로 판단되는 SMIC, CNOOC와 중국건축공정총공사, 국제공정자문유한공사를 블랙리스트에 편입시킬 예정이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들은 미국 개인이나 기업의 투자를 받지 못하고 이들과 거래도 금지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중국에 대한 강경책이 계속될 수 있고 지난 몇 년간 주식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 중 하나였던 미중 갈등이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월간 최고 상승폭을 보이던 코스피도 전날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11포인트(1.6%) 하락한 2591.34로 마감, 6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2600선이 무너졌다.
지난 27일 기준 코스피의 월간 상승률은 16.2%로 2002년 이후 최고치였지만 30일 2조원이 넘는 외국인의 매도 폭탄에 상승세가 꺾였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2조4225억원을 순매도하며 역대 최대 외인 순매도 기록을 새로 썼다. 다만 개인이 역대 최대 순매수(2조2203억원)로 지수를 방어하며 하락폭을 제한했다.
11월 코스피 랠리를 이끈 주인공이 7조4315억원(11월1일~27일)을 사들인 외국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작스럽게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이뤄진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정기 변경이 주된 요인이긴 하나 이에 국한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내놨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MSCI 지수 리밸런싱 요인만으로만 해석하기에는 글로벌 주식시장 대부분 조정이 이어진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결국 리밸런싱과 함께 11월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진 점이 매물 출회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외국인의 매도세가 일회성인지, 추세적으로 이어질지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다.
한대훈 연구원은 "11월 이후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로 돌아온 배경에는 바이든 당선으로 인한 미국 정치불확실성 완화, 신흥시장 내 높은 매력도 등인데 아직 두가지 요인은 유효하다"며 "반도체 업종을 필두로 실적개선 기대감이 유효하고 환율도 원화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추세적인 자금유출의 신호탄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매물 출회가 일회성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월말, 월초를 맞아 발표되는 중요 경제지표들의 결과가 외국인 투자심리, 외환시장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전월 대비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예상치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피로도가 누적되는 가운데 작은 균열의 조짐이 단기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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