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s

Thursday, August 27, 2020

'도미노피자' 주가상승률 왜 애플, 아마존보다 더 높을까? - 조선일보

ssabutkelapa.blogspot.com
입력 2020.08.28 10:00

오프라인과 디지털의 강점 결합한 '딥택트'로
최근 10년 새 주가 3200% 오르며 세계1위 돼
월마트와 펜더도 새 디지털 전략으로 승승장구
"業의 본질의 고민,성찰하고 사업 재정의해야"

퀴즈 하나. 최근 10년 새 미국 기업 가운데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보다 주가(株價) 상승률이 더 높은 회사가 있다면 어디일까? 정답은 도미노 피자(Domino’s Pizza)이다.

2010년 6월20일 11.74달러이던 이 회사 주가는 10년 후인 올해 6월19일(6월20일은 토요일로 휴장) 375.5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상승률(3200%)은 같은 기간 넷플릭스(2325%), 아마존(1967%), 애플(836%), MS(632%)를 압도한다.
올해 6월25일 네덜란드의 잔드부르트 해변에서 도미노피자가 드론을 이용해 피자를 배달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올해 6월25일 네덜란드의 잔드부르트 해변에서 도미노피자가 드론을 이용해 피자를 배달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넷플릭스, MS 등을 압도하는 도미노피자

1960년 창업 후 2008년 11월 3달러까지 주가가 추락하며 망해가던 이 회사가 극적으로 되살아난 힘은 뭘까? 궁금증을 풀기 위해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을 이달 24일 만났다.

서울대학교에서 학부와 대학원(농경제학)을 마치고 외국 유학이나 MBA를 거치지 않은 그는 디지털 격변과 글로벌 기업 흐름을 꿰뚫고 인문학적 조예도 깊은 융합형 경영 전문가이다. <디지털 인문학> <로마인에게 배우는 경영의 지혜> <세상을 읽는 통찰의 순간들>을 비롯해 20여권의 저서를 냈다.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딜로이트컨설팅 제공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부회장/딜로이트컨설팅 제공

피자 주문 방법만 AI스피커, 스마트워치, 로봇 등 36개

김 부회장은 “도미노 피자의 강력한 회복은 ‘딥택트(deeptact)의 힘’”이라며 이렇게 진단했다.
“도미노 피자는 ‘전화주문 후 30분 배달’을 주무기로 성장한 전형적인 아날로그 기업이었다. 그러나 ‘빨리 배달되는 맛없는 피자’로 낙인찍혀 위기를 맞아 2010년과 2011년 고객 경험 전반을 일신하는 ‘턴어라운드(turnaround) 캠페인’과 ‘당신의 피자를 보여주세요 캠페인’으로 이미지를 확 바꾸었다. 기본기를 다진 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어떤 상황에서든 쉽고 간편한 온라인 주문을 구현했다. 도미노 피자를 주문하는 플랫폼은 스마트워치, AI스피커, 자동차 등 36개나 된다.”

-‘딥택트’를 쉽게 설명한다면?
“도미노 피자는 최근 1년에만 222.22 달러이던 주가가 88% 상승해 이달 하순엔 420달러 수준이다. 모두 ‘끝났다’, ‘죽었다’고 할 때 목숨 걸고 변신을 시작했다. 딥택트는 아날로그 콘택트(contact·對面)와 디지털 언택트(untact·非對面)를 결합한 개념이다.”
영국 런던 한웰(Hanwell)에 있는 도미노피자 매장에서 한 직원이 디지털 배달 시스템 스크린을 보며 확인하고 있다./Bloomberg
영국 런던 한웰(Hanwell)에 있는 도미노피자 매장에서 한 직원이 디지털 배달 시스템 스크린을 보며 확인하고 있다./Bloomberg

김 부회장은 “도미노가 추구한 딥택트 효과는 크고 분명하다. 일례로 2010년 미국내 4929개이던 도미노 매장은 2020년 상반기 6156개로 늘었고, 총매출액에서 온라인 주문 비중은 67%에 달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서로 강점을 증폭시키며 공존하는 게 딥택트의 매력”이라고 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강점 증폭하는 딥택트

-‘딥택트’로 성공한 다른 기업 사례가 있나?
“미국 대형 할인점 월마트(Wallmart)와 기타 제조 기업 펜더(Fender)를 들 수 있다. 온라인 유통 성장으로 시어스, JC페니 등이 파산한 것과 반대로 월마트의 매출과 이익은 올들어 더 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이베이를 제치고 아마존에 이어 미국 온라인 유통부문 2위에 올랐다. 월마트 역시 오프라인(아날로그 매장)과 온라인(디지털 서비스)의 결합으로 활로를 열었다.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상품 수령(Click & Collect)’, ‘생필품 2시간 배달’, ‘전(全) 직원 퇴근 배송제’ 같은 딥택트 전략이 적중했다.”

-펜더는 어떻게 살아났나?
“194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출발한 전기(電氣) 기타 제조 회사 펜더는 2000년대 들어 경영이 크게 악화됐다. 고객 분석에 집중한 펜더는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초보자들이 기타 학습에 어려움이 많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돌파구는 디지털이었다. 2015년 온라인 동영상 학습플랫폼인 ‘펜더 플레이’를 출시했고, 1개월에 10달러로 재미있게 기타를 배우는 ‘구독’ 형태로 3년 만에 10만 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했다. 만돌린, 우쿨렐레 같은 악기로 대상을 더 늘렸다. 이 역시 아날로그 기타와 디지털 언택트인 온라인학습을 결합한 사업모델 혁신이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톤에서 올해 5월 19일 촬영된 월마트의 스마트폰 앱 모습/Bloomberg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톤에서 올해 5월 19일 촬영된 월마트의 스마트폰 앱 모습/Bloomberg

“사업 모델과 業에 대한 깊은 성찰과 재정의가 핵심”

-도미노 피자, 월마트, 펜더에 공통되는 핵심 교훈이 있다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에서 핵심은 기술이 아니다. 기술은 도구(tool)일 뿐이다.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기술에만 함몰되면 표류하게 된다. 진짜 핵심은 고객과 시장, 사업 모델, 즉 업(業)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 디지털 관점의 재규정이다.”

김 부회장은 이어 말했다.

“월마트의 경우, 순수 언택트 기업인 아마존에는 없으나 자신에게 있는 매장의 콘택트 강점을 디지털 기술과 접목해 더 견고하게 키웠다. 도미노 피자와 펜더도 아날로그 사업의 경쟁력, 즉 정체성(正體性)을 잃지 않고 자신들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디지털 기술을 접목했다.”
지난달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이크우드에 있는 월마트 매장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쇼핑객들이 물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Bloomberg
지난달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이크우드에 있는 월마트 매장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쇼핑객들이 물품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Bloomberg

-한국 제조업의 90% 이상은 아날로그 기업이다. 디지털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아날로그만’으로는 미래가 없고, ‘디지털만’을 추구하기에는 능력이 없다. 그래서 딥택트의 관점이 중요하다. 업종·영역을 불문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 콘텍트와 언택트를 최적으로 결합하는 딥택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표준이라고 본다.”

“내부 젊은 직원 발굴해 디지털 인력 양성이 바람직”

-디지털 전환을 하는 기업마다 전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대개 외부 영입, 인수합병(M&A)으로 전문가를 충원하지만 내부에서 열정적인 젊은 직원들을 발굴해 교육기회를 주면서 육성하는 방안도 바람직하다. 내부 인력은 업의 본질을 이해하는 측면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다. 최근 한국야쿠르트의 디지털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임원급 부문장은 공채로 입사해 영업직을 거친 내부 인력이다.”

-외부에서 디지털 전문 인력이 들어오면 내부 조직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백신 전략’이 필요하다. 외부 인력에 대해 조직은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따라서 디지털 전환을 담당하는 조직은 당분간 기존과 완전 분리해서 운영하라고 권고한다.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해 일정기간 자생력을 기르면서 성공사례로 입지를 확보한 뒤 기존 조직에 편입하는 게 좋다.”
코닥필름이 디지털 격변에 제대로 대응 못한 것과 반대로 일본 후지필름은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변신과 디지털 접목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사진은 일본 도쿄 시내에 있는 후지필름 본사 모습/조선일보DB
코닥필름이 디지털 격변에 제대로 대응 못한 것과 반대로 일본 후지필름은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변신과 디지털 접목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사진은 일본 도쿄 시내에 있는 후지필름 본사 모습/조선일보DB

높은 자유 높은 책임’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

-디지털 시대에 조직 관리는?
“아날로그 시대에는 규율과 통제 위주였다면, 디지털 시대에는 자유와 책임이 화두이다. 실리콘밸리를 자유복장, 자율휴가, 스마트워크, 개방적 사무실, 고급 구내식당의 이미지로만 보는 건 피상적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기업문화 이면에는 엄격한 원칙과 상호신뢰, 책임이 수반되는 역동적 생태계가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많은 조직에서도 이런 접근이 매우 중요하다.”

김 부회장은 “아날로그 시대의 기업문화가 ‘낮은 자유, 낮은 책임’이라면, 디지털 시대는 ‘높은 자유, 높은 책임’이다. 어설프게 ‘높은 자유, 낮은 책임’으로 흐르면 강하던 조직이 붕괴되고 혼돈의 무리로 전락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컬럼비아의 메이시스 백화점 앞 텅 빈 거리.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디지털 전환 부진과 코로나 19 충격에 따른 매출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Bloomberg
미국 오하이오주 컬럼비아의 메이시스 백화점 앞 텅 빈 거리.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디지털 전환 부진과 코로나 19 충격에 따른 매출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Bloomberg

“지금은 개인 역량 무한확장되는 인류사의 변곡점”

-개인의 생존법을 조언한다면?
“개인이 조직의 ‘부품’으로 기능했던 과거와 달리 디지털 시대에 개인은 독립된 자기 역량으로 조직 내외부와 ‘연결’하여 가치를 만드는 존재이다. 수십년 전 슈퍼컴퓨터 용량과 맞먹는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개인은 전 세계 시장과 사람들을 상대로 비즈니스 등 창의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디지털 시대는 ‘개인의 역량이 무한확장되는’ 인류 역사의 변곡점이다. 우리 각 개인은 디지털 트렌드를 적극 학습하고 때로는 선도하며 지평과 시야를 넓혀야 한다.”

김 부회장은 “개인적으로 올 7월 구글의 인공지능(AI) 딥러닝 기반 데이터 분석도구인 ‘텐서플로 개발자 자격증 시험(TensorFlow Developer Certificate)’에 도전해 합격하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자격증은 빅데이터, AI, 클라우드의 개념이 집약된 프로그램 조작 능력 보유자에게만 수여된다.

Let's block ads! (Why?)




August 28, 2020 at 08:00AM
https://ift.tt/2YE5hCI

'도미노피자' 주가상승률 왜 애플, 아마존보다 더 높을까? - 조선일보

https://ift.tt/2C2eNal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