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1.1%…수출은 -4.5%에서 -1.6%로 크게 상향
내년 성장률 2.8%→3%, 2022년 2.5% 전망…'내년 중후반 코로나 진정' 가정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성서호 한혜원 기자 = 한국은행은 26일 우리나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1%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8월 27일 전망치(-1.3%)보다 0.2%포인트(p) 높아진 것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코로나19 타격을 반영해 외환위기(1998년 -5.1%) 이후 22년 만의 첫 마이너스 성장(-0.2%)을 경고했고, 이후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빠지자 3개월 만에 성장률 눈높이를 -1.3%로 크게 낮춘 바 있다.
하지만 1분기(-1.3%)와 2분기(-3.2%) 연속 뒷걸음치던 전분기 대비 GDP 성장률이 3분기 1.9%로 뛰자 한은도 올해 성장률을 소폭 상향 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8월 전망에서 4.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연간 상품 수출 감소폭이 1.6%로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하반기 수출 감소율(작년 동기대비)이 0.4%에 그치고, 내년에는 수출 증가율이 5.3%까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기와 함께 교역도 회복되면서 상품수출은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IT(정보통신기술) 수출의 경우 전방산업 수요 회복으로 반도체 등의 증가폭이 확대되고, 비(非)IT 수출도 석유류 수요·단가 회복과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도 기존 전망치(2.6%)의 2배가 넘는 5.7%로 높아졌다. 다만 내년 설비투자 성장률은 6.2%에서 4.3%로 깎였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반도체 중심으로 IT(정보기술)쪽 설비투자가 좋고, 비IT 부문에서도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신성장 쪽의 설비투자가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설비투자 흐름이 워낙 좋기 때문에 그 '기저효과'를 반영해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을 낮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는 "내년 5G 스마트폰 보급, 신제품 교체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예상된다"며 "여러 반도체 전문기관들도 내년 초반 이후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은의 올해 민간소비 성장 전망치는 8월 당시 -3.9%에서 -4.3%로 오히려 더 낮아졌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상반기 민간소비가 4.4%나 줄어든 데 이어 하반기에도 4.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내년 상반기 민간소비 성장률 역시 2.9%로 1%포인트 떨어졌다.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0만명 감소했다가 내년 13만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8월 전망보다 올해 취업자 수 감소폭이 7만명 더 커졌지만, 동시에 내년 취업자 수 증가폭도 7만명 늘었다.
한은의 올해와 내년 경상수지 흑자 예상액은 각 650억달러, 600억달러였다. 지난 전망 당시(540억달러·550억달러)보다 110억달러, 50억달러 늘었다. 예상보다 강한 수출 회복세와 해외여행 급감 등에 따르 서비스 수지 개선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수정 전망에는 '올해 겨울 지속 확산 후 내년 중후반기 이후 진정'이라는 코로나19 관련 시나리오가 적용됐다.
김웅 조사국장은 "보건전문가의 견해를 반영해 선진국에서는 내년 초부터, 국내에서는 내년 중반께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는 암묵적 시나리오도 가정됐다"며 "다만 백신 시나리오의 경우 안전성, 유통문제, 경제주체들의 호응 등에 따라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다"고 덧붙였다.
상향 조정이라고 해도 역시 1%가 넘는 역성장이 예견된 것인데, 한국 경제가 실제로 '역성장'을 경험한 해는 1980년(-1.6%), 1998년(-5.1%) 단 두 차례밖에 없다. 한은이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 마이너스(-1.6%)를 점쳤던 2009년조차 실제 성장률은 0.2%에 이르렀다. 올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확정되면 외환위기 당시(1998년) 이후 22년 만에 첫 사례다.
내년 성장률은 3%로 전망됐다. 역시 직전 전망(2.8%)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치다.
한은은 2022년 성장률로는 2.5%를 제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0.5%에서 2021년과 2022년 각 1%, 1.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3분기 (GDP)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양호하기 때문에 현재 경기가 2분기를 저점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보고 있다. 내년에도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하지만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오히려 당분간 더 확산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아직은 경기가 본격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shk999@yna.co.kr, soho@yna.co.kr, hye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20/11/26 14:4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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