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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September 3, 2020

피자는 AI가 굽고 초콜릿은 3D 프린팅…물 만난 스마트 가게들 - 매일경제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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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5일 인천 서구에 위치한 피자이탈리 루원시티점의 점심시간. 테이블 6개, 15평 남짓한 가게가 만석을 이뤘다. 매장 내 직원은 단 2명. 그마저도 주방 밖으로 나오지 않아 제대로 모습을 보기도 어렵다. “저기요.” 직원을 부르는 목소리도 들을 수 없다. 고객은 자리에 앉자마자 테이블 위 태블릿 PC로 비대면 주문을 한다. 주방에서 완성된 음식을 직원이 서빙 로봇 위에 올려놓고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로봇이 피자를 배달한다. 강광석 피자이탈리 이사는 “가끔 음식 주문이 한 번에 몰렸을 때는 점장이 직접 서빙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손님들이 ‘점장님 말고 로봇이 다시 갖다 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로봇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 2월에 문을 연 이후 매월 최고 매출을 경신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외식업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한쪽에서는 IT기술을 활용해 오히려 더 잘나가는 스마트 가게들이 적잖다. 주문·결제는 물론, 조리, 서빙, 장식(Food Plating), 배달까지 비대면으로 척척 해내는 덕분이다. 무인 가게도 그동안은 불편하고 생소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이제는 안전하고 편리하다고 느끼는 고객이 늘며 각광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IT기술을 적극 활용해 위기를 기회로 삼은 스마트 가게들을 찾아봤다.


1. ‘계산대’가 사라진다

▶주문·결제 무인화…정육점도 셀프로

지난 4월 일산에 1호점을 오픈하며 첫 선을 보인 무인 매장 ‘홍루이젠 PICK’은 8월 말 현재 16개까지 늘었다. 고객이 진열대에 놓인 샌드위치 중 먹고 싶은 메뉴를 골라 셀프 계산대에서 직접 계산하고 나가는 ‘그랩앤고(Grab&Go)’ 모델이다. 샌드위치를 포장해갈 수 있는 조립형 바구니도 계산대 옆에 비치해놔 주문, 결제, 포장까지 모두 ‘셀프’로 이뤄진다. 덕분에 직원을 줄였는데 수익은 오히려 늘었다. 1호점인 일산 위시티점은 무인 매장으로 바꾼 뒤 월평균 매출이 40% 가까이 증가했다. 24시간 운영으로 추가 매출도 생겼다. 전체 무인 매장 매출 가운데 저녁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매출 비중이 23%가 넘는다.

송원섭 홍루이젠 대표는 “고객은 직원 눈치 보지 않고 부담 없이 매장을 둘러볼 수 있다. 1인당 체류 시간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객단가가 오르고 매출도 늘어난다. 주방도 필요 없기 때문에 초기 창업비용은 유인 매장 대비 오히려 더 저렴하다. 다점포 점주도 최근 무인 매장 위주로 추가 출점에 나서고 있다”고 자랑했다.

최근에는 정육점도 무인 매장 대열에 가세했다. ‘프레시스토어’는 냉장·냉동이 가능한 무인 자판기를 활용해 24시간 육류를 판매한다. 프레시스토어는 B2B 온라인 육가공 유통 전문 기업 ‘미트박스’의 신사업팀에서 출발했다. 지난 6월 경기 미사에 1호점을 연 뒤 반응이 좋아 8월 말 현재 매장을 5개까지 늘렸다. 자판기에 들어갈 수 있는 상품 종류는 100여종에 달한다. 소고기, 돼지고기는 물론 양고기도 취급한다. 최근에는 막창, 소대창을 비롯한 특수부위와 훈제연어, 타코와사비 등을 추가했다. 프레시스토어 가맹점주가 상권과 어울리는 품목을 취사 선택해 판매 라인업을 구성하면 된다.

인천 ‘피자이탈리 루원시티점’에서는 태블릿 PC를 활용해 메뉴를 주문하고 음식은 로봇이 서빙하는 방식으로 인건비 절감에 성공했다.
사진설명인천 ‘피자이탈리 루원시티점’에서는 태블릿 PC를 활용해 메뉴를 주문하고 음식은 로봇이 서빙하는 방식으로 인건비 절감에 성공했다. 최영재 기자>

인건비를 절감한 만큼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다. 지난 8월 26일 프레시스토어 충무로점에서는 냉동 삼겹살(독일산) 500g을 3990원에, 대패삼겹살은 299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웬만한 대형마트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현웅재 프레시스토어 대표는 “24시간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가구 반응이 뜨겁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재고 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없고, 숍인숍 형태로 활용할 경우 유휴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조만간 사이렌오더(Siren Order)처럼 예약구매 서비스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인 매장에서도 직원을 만날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고객이 직접 음식과 서비스를 주문하고 스스로 결제까지 하는 스마트 가게가 늘어나면서다. 코로나 시국, 감염 우려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어 더 힘을 받는 모양새다.

모바일 주문·결제 서비스 시조 격인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는 지난 2014년 시작한 이래 사용자가 지속 증가, 현재까지 누적 주문 건수 약 1억4000만건을 기록 중이다. 올해 7월 기준 전체 주문 4건 중 1건(25%)이 사이렌오더로 이뤄진다. 지난해 8월에는 사이렌오더로 드라이브 스루 존 이용 시 주문 반경을 기존 2㎞에서 6㎞로 확대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도착 시간 예측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매장 도착 시간에 맞춰 주문 메뉴를 준비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지난해 9월 시작한 ‘스마트주문’ 사용자 수가 올 초 대비 지난 7월에 11배 이상, 주문 수는 13배 이상 증가했다.

파리바게뜨는 인공지능(AI) 계산기 도입 실험에 나섰다. 계산할 때 상품 하나하나 바코드를 찍는 것도 일이라면 일. 베이커리에서는 특히 더 문제다. 빵에는 바코드를 부착할 수 없기 때문이다. AI 계산기는 쟁반에 담긴 빵을 스캔해 자동으로 빵 종류와 결제 금액을 계산해 보여준다. 현재 명동 본점과 대학로점을 비롯한 직영점 30여개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SPC 관계자는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판매하는 빵 종류만 300가지가 넘는다. 처음 시작하는 아르바이트생이나 직원이 빵 종류를 다 외우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AI계산기는 한 번에 여러 가지 빵을 인식하기 때문에 계산이 빠르고 빵 종류를 숙지하지 못한 직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자영업에 ‘무인화’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 위에서부터 홍루이젠 무인매장 ‘홍루이젠 PICK’ 김포구례점, 무인 정육 자판기 ‘프레시스토어’ 충무로점, 빵 가격을 자동 인식해 계산하는 파리바게뜨 AI 계산기.
사진설명자영업에 ‘무인화’ 열풍이 불고 있다. 사진 위에서부터 홍루이젠 무인매장 ‘홍루이젠 PICK’ 김포구례점, 무인 정육 자판기 ‘프레시스토어’ 충무로점, 빵 가격을 자동 인식해 계산하는 파리바게뜨 AI 계산기.

2. 음식 조리, 이제 로봇이 ‘척척’

▶‘패스트 피자’ 고피자, 개발인력만 6명

“음식은 손맛”도 곧 옛말이 될지 모른다. 사람이 아닌 기계가 음식을 만드는 ‘로봇 셰프’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인건비 절감은 물론, 조리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도 있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는 ‘자동 피자 오븐’으로 고피자를 출범 2년 만에 매장 수 90개, 해외 직영점 10개에 달하는 탄탄한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로는 사상 처음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누적 투자액은 60억원에 달한다.

주문하면 3분 내로 음식이 나오는 ‘패스트 피자’ 시장에 승산이 있다고 본 임 대표는 지난 2016년 푸드트럭 창업으로 피자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기존 대형 피자전문점이 사용하는 컨베이어벨트식 오븐으로는 그가 꿈꿨던 ‘3분 피자’가 불가능했다. 일반 피자는 오븐에서 조리 시간만 8분이 넘어가는 탓에 완전 조리까지 20분 가까이 걸렸다. 카이스트 경영공학 석사 출신 임 대표는 이를 기술로 해결했다. 아예 자체 오븐을 개발한 것. 2~3분 만에 1인용 피자를 5개씩 구울 수 있는 자동 화덕 ‘고븐(GOVEN)’이다. 마치 전자레인지처럼 빙글빙글 돌아가는 판 위에 반죽한 피자 도우를 올려만 놓으면 요리 끝. 2분 30초만 지나면 저절로 피자가 완성된다. 열풍을 이용해 피자를 굽는 기존 오븐과 달리 화덕 피자처럼 직화로 굽는 방식이다.

고피자에서는 IT를 활용한 음식 조리 실험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조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신개념 오븐 ‘고븐’.
사진설명고피자에서는 IT를 활용한 음식 조리 실험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조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신개념 오븐 ‘고븐’. 고피자 제공>
임 대표는 “화덕은 화력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피자 도우를 넣어놓고도 계속 지켜봐야 한다. 잠깐만 한눈을 팔아도 도우가 타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피자 오븐은 시간 설정 기능이 있기 때문에 도우가 화덕 속에 있어도 직원이 다른 주방 일을 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라고 자랑했다.

고피자의 실험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븐 외에도 주방에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AI 학습 데이터를 활용해 피자 위 토핑 작업을 간소화하는 ‘피자 토핑 솔루션’, 로봇 팔로 피자 위 소스를 뿌리는 ‘알바고’는 이미 개발이 끝나고 연내 상용화할 예정. 오븐도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현재는 사람이 피자 도우를 삽으로 뺐다 넣었다 해야 하는 시스템이지만 그마저 할 필요가 없는 새 오븐을 연내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임 대표는 “고피자는 현재 개발자 인력만 6명을 보유했다. 가맹점 100개도 안되는 작은 브랜드에서는 이례적으로 많은 편이다. 프랜차이즈에서는 어떤 지점이든 같은 맛을 낼 수 있는 ‘표준화’가 중요해 조리 자동화에 대한 고민은 필수”라고 답했다.

지난 5월 문을 연 대전 봉명동 ‘스토랑트’는 완전 무인 로봇 카페를 표방한다. 반도체·로봇 장비를 만들던 기업 ‘비전세미콘’이 만들었다. 스토랑트는 주문은 물론 제작, 서빙까지 모두 로봇이 해결한다. 키오스크에서 자리와 메뉴를 선택 후 결제하면 바리스타 로봇이 커피를 만들고 음료가 나오면 서빙 로봇 ‘토랑이’가 선택한 자리로 커피를 배달하는 식. 반응은 폭발적이다. 평일 130~140건, 주말에는 200건 넘는 주문이 들어온다. 올해 대전을 포함해 전국 주요 도시 10곳에 직영점을 열 예정이다.

일등공신은 역시 바리스타 로봇이다. 이동배 비전세미콘 연구소장은 ‘정확성’과 ‘안전성’을 로봇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바리스타 로봇은 입력된 레시피대로 정확히 조리한다. 상황에 관계없이 정량으로 조리하다 보니 일정한 맛을 안정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모든 제조 과정을 로봇이 도맡기 때문에 코로나 시국에도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카페 ‘초코’는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초콜릿이 명물이다. 3D 프린터를 이용해 고객들이 원하는 모양의 초콜릿을 즉석에서 만들어준다. 케이크나 커피 위에 장식용으로 올리는 ‘3D 초콜릿’ 데코레이션도 인기다. 초코를 운영하는 한강종 대표는 “3D 프린터로 초콜릿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고 고객도 흥미를 느낀다. 또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의 초콜릿이다 보니 ‘특별함’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초코가 처음부터 3D 프린터를 활용하는 가게는 아니었다. 평범한 카페였던 초코에 변화를 준 계기는 코로나19 사태였다. 인근 대학이 휴학하고 상권 유동인구가 대폭 줄면서 매출이 타격을 입자 손님 이목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3D 프린터를 도입했다. 장비 한 대 가격이 150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해, 실패해도 부담이 적은 점도 도전에 한몫했다. 결과는 대성공.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시기에도 매출이 30%나 올랐다.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한 ‘스마트 상점 콘테스트’에서도 우수상을 받았다.

최우수상은 대구에서 로봇으로 치킨을 튀기는 ‘디떽킹’이 차지했다. 치킨 튀김 로봇 도입 후 유증기 등 조리 과정의 위험을 제거하고 음식 맛을 일정하게 유지한 점이 평가를 받았다. 튀김 로봇 도입 후 월매출은 2000만원, 고객은 3배 가까이 늘었다고. ‘로봇이 늘어나면 고용이 줄어들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털어냈다. 디떽킹은 전체 매출이 커지며 직원을 2명에서 현재 4명으로 늘렸다.

피자이탈리 루원시티점은 직원 관리도 스마트하게 한다. 아르바이트생이 출퇴근마다 벨을 누르면 자동으로 월급을 정산하는 서비스 ‘알밤’을 활용 중이다.
사진설명피자이탈리 루원시티점은 직원 관리도 스마트하게 한다. 아르바이트생이 출퇴근마다 벨을 누르면 자동으로 월급을 정산하는 서비스 ‘알밤’을 활용 중이다. 최영재 기자>

3. 서빙·접객·직원 관리도 ‘비대면’

▶서빙 로봇 동영상, SNS 마케팅 효자

코로나19 사태는 ‘접객 패러다임’도 완전히 바꿔놨다. 이제는 문 앞에 나와 살갑게 맞이하는 직원보다 마스크를 쓰고 멀찍이 떨어져 인사하는 편이 더 안심된다. 이에 요즘 스마트 가게들은 서빙이나 모객 행위도 모두 비대면 IT기술로 해결한다.

인천에 위치한 피자이탈리 루원시티점은 자타공인 국내 최고 스마트 가게 중 하나다. 중기부 스마트 상점 콘테스트에서 디떽킹과 함께 최우수상을 받았다.

방법은 이렇다. 손님은 테이블에 앉자마자 식탁마다 설치된 태블릿PC로 메뉴를 선택·주문한다. 조리가 끝나면 서빙 로봇이 피자와 음료를 가져다준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고객은 매장 입구에 설치된 3D 프린터로 여러 모형을 만들어보며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낸다. 강광석 피자이탈리 이사는 “피자는 다른 어느 업종보다도 스마트 주문(테이블오더)이 필수다. 메뉴가 단순한 다른 음식과 달리 토핑·크러스트·소스·음료 추가 등 손님에게 따로 물어봐야할 선택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테이블 수가 적어도 주문만 받는 전담 직원 한 명이 무조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러 기계를 사용하는 데 드는 비용 대비 효율도 뛰어난 편이다. 스마트 주문 월 이용료는 약 15만원, 서빙 로봇 임대료는 60만원으로 한 달에 80만원이 채 안 든다. 마케팅 효과도 쏠쏠하다. 강 이사는 “고객이 SNS에 매장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을 올린다. SNS 채널 알고리즘상 동영상 콘텐츠가 많을 경우 더 상위에 노출되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 관리 방법도 남다르다. 앱을 활용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가령 아르바이트생 근태 관리는 ‘알밤’ 앱을 쓴다. 아르바이트생이 출퇴근 시 매장 입구의 벨을 누르면 자동으로 근무 시간이 계산된다. 근무 시간에 따른 월급 정산이 투명하고 철저하게 관리되니 서로 얼굴 붉힐 일도 없다. 매장에서 업무를 지시할 때는 ‘알바체크’ 앱을 활용한다. 사장이 수행할 업무를 앱에 등록하면 직원이 업무 완료 후 해당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는 식이다. 강 이사는 “요새 MZ세대는 얼굴을 맞대고 직접 지시하면 불만을 갖는 경우가 많다. 월급이나 업무 지시 등 민감한 사항은 앱을 활용해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체류 외국인 200만 시대. IT기술을 잘 활용하면 외국인 손님도 두렵지 않다. 김밥나라 홍천점은 10개 국어로 번역 가능한 스마트 주문 시스템을 도입했다. 입구에서 해당 앱을 깔도록 안내만 해주면 주문부터 결제까지 만사형통이다. 이 매장은 해당 서비스 도입 이후 외국인 고객이 3배 이상 늘었다.

경북 경산 미용실 ‘동행헤어’는 ‘스마트미러’ 기술로 손님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스마트 미러 앞에 고객이 서면 화면 속 내 얼굴에 가상으로 가발을 착용해볼 수 있다. 동행헤어는 50여개에 달하는 가발 스타일을 스마트 미러에 탑재했다. 고객이 마음에 드는 머리를 선택하면 그에 맞춰서 시술한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가발 착용 전후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고객 SNS로 전송해줘 만족도가 높다. 동행헤어 관계자는 “스마트 미러 도입 후 월매출이 23% 증가했다. 입소문을 타고 고객이 늘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6월 2호점을 열었고 내년까지 서울을 비롯, 전국에 10여개 체인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노동 → 기술집약 산업 된 자영업

스마트 가게는 선택 아닌 필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어도 스마트 가게 확산은 시간 문제였다고 입을 모은다. 자영업 시장 발전 흐름상 자연스러운 귀결이라는 이유에서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자영업 시장 변천을 다음과 같이 크게 3단계로 구분한다.

“1990년대까지 자영업은 ‘노동’ 집약적 산업이었다. 경제가 고도성장하고 오프라인 소비가 100%여서 대부분 상권이 활성화됐다. 지방의 작은 골목에도 유동성이 팽팽 돌았다.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초반은 ‘토지(부동산)’ 집약적 산업이 됐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며 번화가 외곽부터 소비가 위축되며 상권별, 입지별 격차가 벌어졌다. 목 좋은 곳에 가게를 열려면 그만큼 창업 비용이 비싸졌으니 자본 집약적 산업이 된 셈이기도 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기술’ 집약적 산업이 됐다. 스마트폰과 배달앱, SNS 등이 대중화되며 이를 마케팅에 잘 활용하는 가게가 기회를 잡았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런 흐름에 화룡점정을 찍었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가게의 선진국으로 미국도 일본도 아닌 중국을 꼽는다. 중국은 정부의 대대적인 인터넷 플러스 정책에 힘입어 2010년대 중반부터 QR코드 등 모바일 결제·주문 서비스가 상용화됐다.

일례로 중국의 대표 차 음료 브랜드 ‘헤이티’의 경우 QR코드 등 모바일 주문·결제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82%가 넘는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올해는 이 수치가 더욱 높아졌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다른 차 음료 브랜드 ‘나이쉐더차’도 올 상반기 모바일 간편결제를 통한 주문이 20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비즈니스 학습여행 전문기업 ‘만나통신사’의 윤승진 대표는 “중국 외식업계에서는 이미 2015년부터 QR코드 등 스마트폰을 통한 주문, 결제가 상용화됐다. 위챗페이, 알리페이 등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도 이때부터 본격 확장됐다. 이제 중국은 카페뿐 아니라 홀 영업 중심 식당들도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주문이 보편화됐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모바일 비대면 주문·결제·접객에 익숙해진 고객들이 향후에도 계속 스마트 서비스를 원하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인터뷰 | 김준용 마이프랜차이즈 대표

프차 정보 한눈에…“창업할 때 발품 덜어드려요!”


마이프랜차이즈는 6000여개에 달하는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맹 조건, 절차, 특장점 등 가맹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보여주는 포털 서비스다. 그동안은 관심 있는 브랜드의 정보공개서를 하나씩 찾아서 열람해야 했다. 마이프랜차이즈를 이용하면 브랜드 정보는 물론, 상권별 가맹점 분포와 경쟁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창업 준비 단계에서부터 투명하게 정보를 비교해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Q. 서비스를 활용해 창업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면.

A 하루는 한 공인중개사에게 문의가 왔다. 전속계약한 임대인이 건물 1층 상가에 특정 조건의 프랜차이즈를 오픈하고 싶은데 브랜드가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알아봐야 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마이프랜차이즈에서 임대인이 원하는 조건에 맞게 필터링해서 가맹 본부에 연락까지 원스톱으로 주선해줘 만족해했다.

Q. 기존 상권분석 서비스와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A 물론 정부나 민간 IT기업들도 소상공인상권분석정보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상권분석 정보만 있고 프랜차이즈 정보와 결합이 안 돼 있다. 해서 가맹 본부 담당자들도 특정 지역에 출점 문의가 오면, 상권 정보와 경쟁 브랜드 출점 현황 등을 따로 알아봐야 했다. 마이프랜차이즈는 이를 하나로 통합해 훨씬 편리하고 상세하게 창업 정보를 비교 검색할 수 있다.

또 창업 희망자에게는 원하는 프랜차이즈가 기출점된 상권에서 창업 가능한 다른 브랜드를 보여줘 발품을 줄일 수 있다. 가령 투썸플레이스를 창업하고 싶은데 이미 해당 상권에 출점이 됐으면, 다른 카페 프랜차이즈 중 창업 가능한 브랜드를 보여주는 식이다.

Q.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A 지금은 프랜차이즈 창업 진입 단계에서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독립 창업 단계에서도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 자영업 교육기관이나 창업자가 원하는 노하우를 가진 이들과도 연결해줘 자영업을 하려는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오프라인 ‘창업의 게이트웨이’가 되고 싶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4호 (2020.09.02~09.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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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04, 2020 at 07:3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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