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2단계에도 쇼핑몰· 대형마트는 북적 샤넬 매장, 대기자만 100명… 마트는 ‘집콕’ 덕에 매출 올라 카페 대신 쇼핑몰 휴게 공간에 자리잡은 ‘카공족’도
28일 오후, 서울 및 수도권의 주요 실내 쇼핑몰과 대형마트는 여느 주말과 다름 없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04명으로 사흘째 신규 확진자가 500명을 넘어섰다. 업계에선 지난 24일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2단계로 격상된 후 오프라인 점포의 매출이 떨어질 거란 관측이 나왔지만, 오히려 대형마트와 쇼핑몰에는 사람들이 붐볐다.
잠실 롯데월드몰과 스타필드 코엑스점 등 주요 쇼핑몰에는 점심시간을 전후해 사람들이 몰렸다. 유명 식당의 체인점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한 의류 매장 앞에서 손세정제를 사용하던 주부 한모(61)씨는 "딸의 결혼식을 앞두고 부득이하게 쇼핑을 나왔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얼른 일을 보고 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화장품과 의류 매장, 영화관 등은 대체로 한산했지만, 명품관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전 11시 40분 기준 롯데 에비뉴엘 명동점 샤넬 매장의 입장 대기 인원은 105명이었다. 디올, 티파니 매장에도 대기줄이 세워졌다. 잠실 롯데월드몰의 명품 매장도 마찬가지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매장을 오픈하기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며 "코로나가 터지고 사람이 줄었지만 그래도 명품관은 늘 북적였다"고 말했다.
쇼핑몰 내 휴게시설도 사람들로 가득찼다. 스타필드 코엑스점의 휴게시설인 ‘별마당 도서관’에는 최소한의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대부분의 좌석이 사람들로 채워졌다. 강연장 앞에 놓인 의자나 계단에 앉아 휴식을 즐기는 사람도 많았다. 거리두기 격상 후 카페 안에서 음료나 음식을 먹는 게 불가능해지자, 음료를 사들고 나와 쇼핑몰 휴게공간에서 먹거나 쉬는 이들이 늘면서다.
휴게공간에서 공부나 컴퓨터 작업을 하는 ‘카공족’도 많았다. 별마당 도서관 2층 좌석에서 공부를 하던 취업준비생 이모(28)씨는 "집에서는 집중이 안돼 공부할 만한 곳을 찾다가 이곳에 왔다"며 "패스트푸드점도 가봤는데, 거기서 몇 시간씩 공부하기엔 무리가 있어 쇼핑몰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도 거리두기로 앉을 수 있는 좌석이 한정돼 있어 좋은 자리를 잡으려면 아침 일찍 와야 한다"고 했다.
대형마트도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별 타격이 없어 보였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수원신동점은 이날 오후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랑이 마트 건물 반바퀴 둘러서까지 이어졌다. 주차장 3, 4층은 만차로 아예 들어갈 수 없었다. 마트 관계자는 "거리두기 격상으로 9시 이후 식당 운영이 제한되고 집밥 수요가 늘면서 식료품을 사려는 고객이 늘어난 거 같다"며 "지난주에 휴점을 했던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실제로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된 24일 이후 대형마트 매출은 오히려 증가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24일부터 3일간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과 비교해 7.7% 증가했다. 전달 동요일과 비교해서는 3.1% 늘었다.
반면, 명품을 제외한 백화점 매장들은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롯데백화점 명동점 본관 1층에서 막스마라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었지만, 구경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2·3층 의류 매장도 사람은 없고 직원만 돌아다녔다. 영플라자도 50% 세일 중이었지만 손님은 없었다. 평소 인증 사진을 찍는 10~20대로 북적이던 1층 카카오프렌즈도 한 명밖에 손님이 없었다.
롯데백화점, AK백화점 등이 몰려 있어 경기 남부 쇼핑의 성지로 불리는 수원역 상권도 사정은 비슷했다. 백화점 1층 화장품·패션 매장은 한산했고, 점심시간에도 식당가에 사람이 들지 않았다. AK플라자 생활 용품 매장 매니저 신모(57)씨는 "연말 세일 기간을 맞아 장사를 할 만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확진자가 증가하며 도루묵이 된 것 같다"며 "거리두기 격상 후에는 손님이 없어 직원들만 하루 종일 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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